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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은행이 8일 연말까지 약 5조원 규모의 국고채를 단순 매입 방식으로 사들인다고 발표하였습니다. 국고채는 정부가 나랏돈이 부족할 때 공공자금관리기금의 부담으로 빚을 내기 위해 발행하는 채권인데요. 기획재정부가 전문딜러로 지정한 금융기관을 대상으로 한국은행의 신한은금융망을 통해 경쟁입찰방식에 의해 발행되며 시장실세금리가 적용이 됩니다.

     

    국고채를 단순매입한다니까 단순매입이 뭔가?‘ 궁금해 하는 분들이 많아요. 단순매입이란 말그대로 한국은행이 조건없이돈을 주고 국고채를 사는 것을 말합니다. 한은이 정부가 발행한 국고채를 바로 사는 것은 아닙니다. 국채유통시장에서 은행 등에 팔려나간 국고채를 사들입니다

     

     

    연도별 예산 규모 및 국고채 발행량 추이. 자료:IBK투자증권

     

     

    국고채 단순매입과 RP매입의 차이

     

    그러면 단순하지 않는 매입도 있을까요? , 조건부로 사는 채권매입이 있어요. 환매조건부(RP)매입이 그것이지요. 이는 한은이 예를 들어 A은행에게서 국고채를 사서 자금을 융통해주되 일정 시간이 흐르면 이자를 붙인 가격으로 국채를 팔아(환매) 자금을 회수하는 것입니다. 한은은 코로나 사태에 따른 금융경색을 막기 위해 지난 4월부터 6월까지 3개월 동안 금융회사에 유동성을 무제한 공급하기로 결정했어요. 이때 한은이 이용한 것이 주로 RP91일물 매입이었습니다.

     

    한국은행은 국고채, 은행채, 정부보증채 등 유가증권을 매입하거나 매도하여 통화량을 조절하는 통화정책 수단을 사용합니다. 이것을 '공개시장운영'이라고 해요. 한은이 공개시장 운영으로 RP를 매입하면 시장에 유동성(통화)이 풀리고 매도하면 유동성이 흡수되는 효과가 납니다. 국고채 단순매입도 한은이 시장에 유동성을 푸는 공개시장운영의 수단 중 하나입니다.

     

    국고채 단순매입과 RP매입은 공개시장운영의 수단

     

    RP매입을 하면 거래가 종료되는 시점에는 채권을 환매하고 자금을 흡수하게 되므로 시중 유동성을 초단기적(7), 단기적(91)으로 조절하는데 주로 사용되고요. 한은은 현재 0.5%인 기준금리를 유지하기 위해 콜금리를 RP 7일물 매매로 일정범위내 조정하고 있어요. 한은 입장에서 RP매매는 단기적으로 금융기관에 돈을 빌려주었다가 돌려받으므로 자금조달 부담이 적다고 볼 수 있습니다.

     

    국고채 단순매입은 중앙은행이 채권을 매입함으로써 소유권이 완전히 이전된다는 점에서 매입했다가 환매하는 RP매입과는 달라요. 한번 사면 내것이 되므로 한은으로서는 상당한 자금 부담을 안게 되지요.

     

    한국은행은 국고채를 살 때 필요한 자금을 어떻게 조달할까요? 중앙은행인 한국은행은 발권은행으로서 독점적으로 화폐를 발행할 수 있습니다. 화폐를 찍어 국고채를 살 수 있다는 뜻입니다.

     

    한국은행 대차대조표, 자료: 박강우 김종오 이우백, 금융시장과 금융투자의 이해

     

    국고채를 매입하면 한은의 대차대조표는 확대되어 유동성이 늘어나

     

    한국은행이 발행하여 창구를 통해 밖으로 공급된 화폐를 본원통화(Monetary Base)라고 합니다. 밖으로 나간 본원통화는 민간이나 은행에 의해 보유됩니다. 민간이 저축 및 거래 목적으로 현금을 가지게 되고 은행은 지불준비금 만큼만 보유하고 나머지는 대출을 해 신용을 창조할 수 있어요.

     

    은행이 지불준비금을 보유하는 것은 예금자가 예금을 인출할 때를 대비한 자금입니다. 지불준비금은 은행의 금고에 넣어두는 시재금과 중앙은행에 맡기는 지준예치금으로 나누어져요.

     

    한은이 A은행이 보유한 국채를 유통시장에서 단순매입하게 되면 한은의 대차대조표에서 자산으로 국채가 증가하게 되고 부채로 은행보유 시재금(혹은 중앙은행 지준예치금)이 늘어나게 됩니다. 한은이 국채를 매입하면서 결제한 화폐가 A은행의 시재금이나 중앙은행 지준예치금으로 들어가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되면 한국은행의 대차대조표는 확대되고 본원통화량이 늘어나게 됩니다. 본원통화는 화폐발행액(민간보유현금+은행시재금)과 중앙은행 지준예치금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이지요. 본원통화량이 늘어나면 유동성은 은행의 신용창조과정을 통해 늘어나게 됩니다.

     

    자료: 기획재정부, IBK투자증권

     

    국고채 단순매입은 금융시장 불안을 해소하는 정책 수단

     

    한국은행은 국고채 단순매입을 자주 할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한은이 국고채 단순 매입에 나선 것은 2000년부터 지난해 말까지 일곱 번에 불과합니다. 한은으로서는 상당한 자금이 소요되기 때문에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자제를 해왔어요. 한은의 홈페이지에서 통화정책 부분을 보면 단순매매에 대해 유동성이 영구적으로 공급 또는 환수되어 장기 시장금리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제한적으로 활용된다고 설명하고 있어요.

     

    그런 한은이 코로나 사태가 발발하자 RP매입에 의한 3개월간 무제한 유동성공급과 함께 국고채 단순매입에 나선 것은 코로나로 인한 금융시장불안을 해소하려는 강력한 의지를 나타낸 것이겠지요.

     

    한은이 국고채 단순매입에 나서는 것은 추가경정예산안 편성과 관련이 있습니다. 정부는 코로나위기 대응을 위한 추경 예산을 조달하기 위해 1차 추경 10.3조원, 2차 추경 3.6조원, 3차 추경 23.8조원의 국채를 발행했어요. 코로나위기로 피해 입은 업종의 국민에게 2차재난지원금을 지급하기 위해 최근 7.8조원 규모의 4차 추경이 편성되었지요.

     

    그중에서 7.5조원은 국채를 발행하여 자금을 조달할 계획이고요. 여기에다 국회에 제출된 올해보다 8.5% 늘린 5558000억원 규모의 내년 예산안도 대규모 국채발행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국고채 단순매입은 추경 편성에 따른 적자 국채 발행 대책의 일환

     

    지난 3월 이후 발표된 수많은 코로나 위기 대응을 위한 대내외 통화정책들은 금리를 낮은 수준에서 안정적으로 유지하려는 목적을 두고 있습니다. 코로나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와 그로 인한 실물 경제위축을 완충하기 위해서는 기업이나 가계에 금리비용을 낮춰줄 필요가 있기 때문입니다.

     

    추경편성에 따라 적자국채 발행이 늘어나면 금융시장의 금리 변동성이 확대되는 것을 한은은 우려하고 있습니다. 단기적인 금리안정을 조율하는 RP매입만으로는 금융시장의 불안을 해소하기에 역부족입니다. 국채의 공급이 늘어난데 비해 이것을 소화할 민간의 채권 수요가 충분하지 않으면 국채가격이 하락하고 이것은 금리상승 압력 요인으로 작용하기 때문입니다.

     

    국고채는 3, 5, 10, 20, 30, 50년으로 만기가 다양하며, 만기구조별 금리는 각종 채권의 지표 역할을 하고 있는데요. 한은은 장단기 국고채를 단순 매입함으로써 채권금리가 안정되게 조율할 수 있습니다.

     

     

    추경편성과 단순매입 및 국고채 금리 추이

     

    국고채 단순매입 발표 후 채권금리 안정 효과

     

    올들어 한국은행의 국고채 단순매입은 1.5조원씩 총 3번에 걸쳐 4.5조원을 시행했는데, 모두 다 추경이 국회에 통과되거나 거론됐던 시점이었어요. 4차 추경을 위한 7.5조원의 국채발행이 예정됨에 따라 9월 중 채권시장은 공급 우려에 시달리면서 불안한 모습을 보일 것이 뻔했지요. 올해 3번의 추경 거론 시마다 금리는 장기물 중심으로 상승세를 나타내었습니다.

     

    한국은행이 5조원의 국고채 단순매입을 발표한 것도 적자국채 발행 급증으로 채권시장 수급 우려가 커지자 채권시장 안정화를 위한 적극적인 조치로 보입니다. 정부가 발행하는 국채 물량을 한은이 사들여 국채가격 하락(금리상승)을 막으려는 것이지요. 실제 한은의 연말까지 약 5조원 규모의 국고채 단순 매입 발표 후 채권시장은 안정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한은은 올 3월부터 8월까지 6개월간 15000억 원씩 4, 6조원의 국고채를 매입했습니다. 남은 4개월간 5조원의 국채 매입은 월평균 1조원 수준에서 12500억 원으로 늘어납니다. 국고채 매입 방식은 시장 상황을 고려하되 월말 쯤 이뤄지고, 복수금리 경쟁 입찰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국고채 단순매입과 양적 완화의 차이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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