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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은행이 연말까지 약 5조원 규모의 국고채를 단순 매입 방식으로 사들인다고 발표하자 한은이 양적완화를 하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과거에는 잘 하지 않다가 코로나 사태를 맞은 올해 벌써 네 차례나 국고채를 단순매입했고 시장안정화라는 목적을 추가해 단순매입으로 금리에 영향을 미칠 의사를 내비쳤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국고채 단순매입의 이유와 효과'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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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3월 미국 연준(Fed)은 코로나19에 대응하기 위해 무제한 양적완화를 실시했다. 양적완화는 기준금리가 제로 수준으로 낮아서 금리 인하를 통한 효과를 기대할 수 없게 되자 중앙은행이 국·공채나 주택저당증권(MBS), 회사채 등 다양한 자산을 사들여 시중에 통화공급을 늘리는 정책이다. 중앙은행이 발권력을 동원, 부채를 늘리는 방식으로 경기를 부양하려는 것이다.

     

     

    미연준의 자산규모 추이

     

     

    한은의 국고채 단순매입과 미연준의 양적완화로 모두 대차대조표가 확대

     

    한은의 국고채 단순매입과 미연준의 양적완화는 중앙은행 대차대조표가 확대되는 공통점이 있다. 예를 들어 한은이 A은행이 보유한 국채 1억 원을 유통시장에서 단순매입하게 되면 한은의 대차대조표에서 자산으로 국채 1억 원이 증가하게 되고 부채로 은행보유 시재금(혹은 중앙은행 지준예치금) 1억 원이 늘어나 한국은행의 대차대조표는 확대되고 본원통화량이 늘어나게 된다. 미연준이 양적완화로 국채 등을 매입하면 자산이 증가하고 본원통화가 늘어나 대차대조표가 확대되는 것과 마찬가지다.

     

    그러나 한국은행의 국고채 단순매입을 양적완화라고 하기는 어렵다. 올해 총 11조원의 국채 매입을 하더라도 미국· 유로· 일본 등 선진국 중앙은행의 양적완화 규모에 비하면 미미한 수준에 불과하다. 양적완화라고 하려면 규모가 훨씬 커야 하고, 중앙은행이 양적완화를 하겠다고 명백히 선언해서 시장의 기대에 부응하는 통화량 확대를 강력히 밀고 나가야 한다.

     

     

    한국은행의 대차대조표, 자료: 김종선 김종오, '금융시장의 이해'

     

     

    국고채 단순매입은 양적완화라고 하기엔 규모가 작고 선언도 하지않아

     

    한은은 국고채 단순매입으로 늘어난 본원통화량을 RP매각이나 통화안정증권 발행으로 줄이는 것을 여전히 통화정책의 기조로 삼고 있다. 한은의 대차대조표에서 RP매각이나 통화안정증권 발행은 부채를 증가시켜 기타 순자산을 줄임으로써 본원통화량을 줄이게 된다. 코로나로 인한 금융시장 불안에 대응하기 위해 통화량을 늘렸지만 사태가 진정되면 통화 회수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이것은 양적완화와는 결이 다른 통화정책이다.

     

    미연준의 경우 장기국채를 대량 매입하는 양적완화를 하면서 국채매각대금을 받은 은행들이 초과지불준비금을 연준에 예치할 경우 이자를 지급함으로써 본원통화량이 확대하도록 하였다. 반면 한은은 초과지불준비금이 생기면 통화안정증권 발행으로 흡수하겠다는 입장이다. 한은의 국고채 단순매입이 미연준의 양적완화와는 거리가 먼 또 다른 이유이기도 하다.

     

    한은이 지난 4월처럼 RP매입으로 무제한 유동성공급을 확대하는 것도 단기간에 대차대조표가 늘어나기는 하겠지만 결국 환매되는 개념이라 미연준처럼 대차대조표가 장기에 걸쳐 대폭 늘어나지는 않는다.

     

     

    미연준의 국채매입과 미국채 금리 추이

     

     

    한은의 기준금리 정책 여력이 남아있어 양적완화를 단행할 단계는 아님

     

    미 연준은 기준금리가 '제로'로 떨어진 다음 양적완화를 실시했다. 단기금리를 조절할 수단이 없는 상황에서 장기채권을 직접 매입해 장기금리 하락을 유도하고, 궁극적으로 경기부양효과를 일으키겠다는 목적에서다. 한은 기준금리는 현재0.50%이고, 금리정책 여력은 아직 남아있다고 볼 수 있다.

     

    실효하한(자본유출 가능성이나 통화정책 효과 등을 감안해 내릴 수 있는 기준금리 하한선)을 감안하면 추가 금리인하 여력은 0.25%포인트 인하시 한 번 정도 남았지만 여전히 단기금리를 통한 시장 유동성 조절이 가능하다. 따라서 한은이 아직은 양적완화를 단행할 단계가 아닌 것으로 보인다.

     

    물론 코로나사태가 악화되어 대응 예산 확보를 위해 국채발행이 확대되고 회사채 매입까지 해야할 상황이 되면 한은은 국고채 단순매입을 넘어 양적완화로 갈 가능성이 없지 않다. 그렇게 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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