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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미국에서 코로나 대응을 위한 추가 부양책 논의를 보면 한국과는 달라도 많이 다르다는 생각이 든다.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고 병원에 입원 치료를 받고 3일 만에 퇴원한 후 돌연 그동안 진행되어온 추가 경기부양책 협상을 중단할 것을 지시했다.

     

    마스크도 쓰지 않고 집무를 하며 "코로나가 축복이 되었다"며 자화자찬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심정은 이해된다. 그렇지 않아도 바이든 후보에게 밀리고 있는 터에 확진 판정을 받아 한 달도 남지 않는 대선전략에 큰 차질을 빚게 되어 건강에 문제가 없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을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5일(현지시간) 미 메릴랜드주 베데스다의 월터 리드 국립 군 병원에서 코로나19 치료를 받은 뒤 백악관으로 돌아와 블루룸 발코니에 서서 거수경례를 하고 있다. 사진: 독일공영방송DW화면

     

    그러나 돌연 경기부양책 협상 중단을 지시한 것은 이해할 수 없는 기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대선을 코앞에 두고 유권자들의 주머니에 돈이 들어가게 하는 것이 득표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 상식에 속한다. 지난 4.15 총선 때 여당인 민주당과 청와대가 재난지원금을 국민들에게 지급하기 위해 얼마나 애썼나. 문재인 대통령은 투표 전날 재난지원금 지급 신청을 미리 받으라고 까지 했었다.

     

     

     

    미국에서는 코로나 사태의 경제적 여파에 대응하기 위한 경기부양책을 지난 3월에 처음 시행하고 지금까지 4차례의 경기부양책을 시행하여 왔다. 트럼프 행정부와 공화당은 민주당과 11월 대선을 앞두고 5차 경기 부양책을 수 주째 협상했지만 합의를 도출하지 못하고 있다. 공화당이나 민주당이나 대선전에 유권자들의 환심을 살 돈을 푸는데 합심하기는 마찬가지였다.

     

    트럼프 대통령의 협상중단 결정은 워싱턴 정가에서 전혀 예상치 못한 것이었다. 수개월째 제자리걸음을 하던 경기부양 안 협상은 양당이 조금씩 견해를 좁혀 가며 타결의 실마리가 잡히는 분위기였다. 트럼프 대통령도 입원 중이었던 3일에는 “위대한 미국은 경기부양책을 필요로 한다. 협력하고 마무리 짓자”라고 트윗에 쓰기도 했다. 이에 따른 충격으로 6일 오후까지 상승세를 보이던 뉴욕 증시의 주요 지수는 급락세로 전환해 1% 이상 하락한 채 장을 마쳤다.

     

    트럼프의 결정은 대선 판세 뒤집기와 보수 결집을 위해 단행되었다는 분석이 제기되었으나 설득력은 약했다. 보수진영의 관심사인 배럿 연방대법관 지명자 인준으로 이슈를 집중시키며 민주당과의 대치를 선명히 하려는 차원이라고 하나

    유권자들이 먹고사는 문제에 더 관심이 많은 것은 미국이나 한국이나 별반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양당의 지지기반 및 정당 이념이 추가부양책 타결을 어렵게 하는 요인

     

    미국에서는 전통적으로 진보성향이 있는 민주당이 정부지출 확대를 통한 복지 및 서민생활안정을 많이 추구하여 왔고 보수성향이 강한 공화당은 정부의 시장개입과 재정확대에 소극적인 성향을 보여왔다. 추가 부양 안 규모를 보면 민주당은 3조 달러이고 공화당은 1조 달러를 처음에 제시하였다. 그러다 민주당은 2조4000억 달러, 공화당과 백악관은 1조 6000억 달러로 접근하여 막판 타결을 앞두고 있었다. 

     

    트럼프와 공화당은 민주당의 추가부양책이 주로 민주당 지지 기반인 서민층에 집중되어 있다고 보고 코로나 대응을 위해 불가피한 추가 실업수당, 피해기업 지원, 백신개발 및 치료, 등교 지원 등을 중심으로 짜자고 버티어왔다. 한마디로 양당의 지지기반과 정당이념 및 노선이 추가 부양책 타결을 어렵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트럼프는 협상중단을 지시하며 “대선에서 내가 이기고 나면 우리는 성실한 미국인들과 중소 사업체를 지원하는 법안을 통과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나를 찍으면 부양책을 통과시켜줄게라고 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미국 대선에서 돈으로 유권자들에게 흥정하는 것은 일종의 매표행위라는 비난도 살만하다.  

     

    막판 타결을 위한 충격요법 vs  대선 표심 관리에서 실책

     

    트럼프 대통령이 협상 중단을 선언한 것을 좋게 해석하면 막판 타결을 위한 충격요법이라고 볼 수는 있다. 그는 8일(현지시간) 폭스비즈니스와의 인터뷰에서 협상 중단을 전격 지시한 일에 대해 "게임을 하고 싶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틀 전 협상을 정지시킨 것은 일이 풀리지 않고 있었기 때문"이라며 "이제 풀리기 시작했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것은 결과론적인 아전인수격 해석이고 대선전에 표심 관리 측면에서는 실책이라고 볼 수 있다. 민주당의 반발은 그렇더라도 공화당 내에서도 큰 실수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것 봐도 알 수 있다. 11월 대선은 대선만 하는 것이 아니고 상원 의원 3분의 1, 하원 의원 전원을 다시 선출하게 된다. 공화당의 상원 및 하원의원 후보들은 바닥 민심이 어떤지를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추가 부양책이 없으면 미 경제의 성장이 둔화되고 저소득층의 삶이 매우 어려워진다는 미연준 위원들의 견해는 정파를 떠난 객관적인 입장일 것이다.

     

     

     

     

     

     

     

    민주당의 조 바이든 대통령 후보.. 사진 USA Today

     

    코로나 대응 4차례 추경예산 통과로 나타난 우리나라 여야당 모습과는 차이

     

    아무튼 민심의 역풍과 공화당내 반발이 거세지자 트럼프 대통령은 협상 재개를 지시하였다. 자칫 바이든 민주당 후보에게 대통령 자리가 쉽게 가게 하는 우를 범하기 싫었을 것으로 보인다. 협상 재개 소식에 뉴욕증시의 주가는 상승세를 타고 있다. 서학 개미들에게는 희소식일 것이다. 

     

    그러나 대통령의 고집과 양 정당의 이념과 노선에 따라 경기부양책 타결이 쉽지않은 것이 미국 정계의 모습이다. 코로나 대응 추가경정예산을 4차례나 국회에서 통과시키면서 보여준 우리나라 여야당의 모습과는 많이 다르다. 코로나 위기에는 여야당이 일심동체이기 때문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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