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속 무더위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

7월 중순을 지나면서 예년보다 좀 덜 덥다는 생각이 든다. 낮 최고 온도가 30도를 넘나들고 있지만 본격적인 무더위는 시작되지 않은 것 같다. 다음 주에는 비가 자주 올 것으로 예고되었다.

 

매년 이맘때면 폭염과 열대야로 밤잠을 설치고 습도가 높아 견디기가 쉽지 않았었다. 다행스럽게도 지난주에는 때 아닌 이상저온 현상이 나타나기도 했다.

 

 

롯데월드타워가 보이는 올림픽공원 호수의 여름 전경

 

 

올해가 역대 가장 무더운 해가 될 것이란 예측이 빗나가면 다행

 

미국 해양대기청(N0aa)와 영국 기상청 등의 세계 기상학자들은 올해가 역대 가장 무더운 해가 될 것으로 예측했는데 어떻게 된 일일까? 기상청은 지구온난화로 인해 유례가 드물게 극지방 기온이 오른 것을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다.

 

북극의 기온이 상승하였고 이로 인해 극지방의 찬공기를 가두는 역할을 하는 제트기류가 약해져 찬 공기가 남하하여 이상저온이 나타났다는 것이다.

 

코로나19로 마스크를 쓰고 다니고 있는 것을 생각하면 올 여름은 좀 시원했으면 좋겠다. 그러나 아직은 모른다. 다음 주에 장마가 끝나면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될 것이다. 예년처럼 9월 초까지 늦더위가 기승을 부릴 지도 모른다.

 

코로나 상황에서 무더위가 오면 생활 속 거리두기로 가뜩이나 어려운 경제는 어떻게 될까?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면 사람들은 외출을 자제하게 되고 업종별로 희비가 엇갈리게 된다. 냉방용 가전제품과 얼음과 아이스크림, 냉면 등의 판매는 급증하게 된다.

 

나들이하기를 자제하므로 온라인 쇼핑몰도 매출이 크게 늘어나게 된다. 반면 냉방시설이 열악한 전통시장은 고객이 줄어들어 어려움을 겪게 된다.

 

미국의 경우 여름에 기온이 1도 오르면 성장률이 0.183% 포인트 하락 추정

 

경제전반적으로는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면 성장에 마이너스 효과가 더 크다는 것이 경제학자들의 연구 결과다.

 

Riccardo Colacito, Bridget Hoffmann, Toan Phan and Tim Sablik의 「기온상승이 경제성장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보고서(Economic Brief, 2018)에 따르면 미국의 경우 여름에 기온이 화씨 1도(섭씨 0.556도)오르면 성장률이 0.102% 포인트 하락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섭씨 1도 오르면 성장률이 0.183% 포인트 하락하는 셈이다. 폭염은 농산물 생산을 줄이고 건설현장의 작업효율을 떨어뜨리며 유통업의 매출을 하락시키는데다 대면성이 높은 서비스업과 금융·보험·부동산업의 노동생산성을 약화시켜 성장률을 하락시키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무더위가 선진국의 성장률에는 의미 있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연구 결과도 나와

 

한편 Melissa Dell, Benjamin F. Jones, and Benjamin A. Olken의 「기온 충격과 경제성장: 과반세기의 증거」라는 논문(American Economic Journal: Macroeconomics 2012, 4(3): 66–95)에 따르면 여름 기온 상승은 개도국의 성장률을 하락시키나 선진국의 성장률에는 의미 있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추정됐다.

 

이는 선진국들은 여름에 생산 및 소비현장에서 에어컨 등 냉방장치를 가동하여 무더위의 부정적 영향을 줄이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코로나에 폭염이 겹치면 경제에 미치는 악영향이 더 커질 수 있어 대비해야

 

우리나라의 경우 매년 무더위 기간 중 생산 및 소비현장에서 대부분 에어컨을 가동하여 경제활동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여 왔다.

 

그러나 올해의 경우 코로나로 인해 생활 속 거리 두기가 계속되고 있어 폭염 기에는 외출을 자제하는 경향이 더 심화될 수 있고 그로 인해 무더위가 경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더 커질 수 있다. 폭염으로 인한 여름철 재난에 대비한 정부와 기업의 적극적인 대응이 요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