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목차



    728x90
    반응형

    대한항공이 아시아나 항공을 인수한다는 소식에 극적인 반전 영화를 보는 듯한 기분을 느꼈다.  2014년 12월 땅콩 회항사건을 시작으로 대한항공은 고난의 나날들이었다. 2017년 문재인 정권이 집권하면서 총수 일가가 갑질·탈세 등 각종 의혹으로 실형을 선고받기까지 하는 등 도덕성 논란에 휩싸였고 고 조양훈 회장이 타계하는 슬픔을 겪기도 했다.

     

    한진가에 대한 사정기관과 관련 부처들의 고발과 수사는 전방위적이었고 집요했다. 앞으로 한진가보다 더 여론의 도마 위에 오르고 수사로 타격을 받는 경우도 흔치 않을 것이라는 얘기도 나왔다.

     

    여기에다 조원태 회장은 경영권이 불안한 또다른 악재에 시달리고 있었다. 지난해 주주총회에서는 대한항공의 최대주주인 한진칼의 우호지분이 많아 경영권을 방어했지만 조원태 회장과 대립해온 행동주의 사모펀드(PEFKCGI 한진칼의 지분을 늘여 조회장 진영을 앞서게되어 자칫 경영권을 뺏길 수도 있는 위기에 내몰리고 있었다.

     

    자료:KBS

     

    설상가상으로 코로나사태가 덮쳤다. 코로나 바이러스의 확산을 막기 위해 각국이 해외여행을 사실상 차단하고 국내에서는 사회적 거리두기로 여행 및 이동이 제한되면서 항공업은 직격탄을 맞았다. 세계 주요 항공사들과 마찬가지로 대한항공도 매출과 영업이익이 격감하는 제2의 고난이 시작되었다. 유동성이 부족하자 정부로부터 1조 2000억 원의 기간산업안정기금을 직원 90%의 고용을 유지하는 조건으로 받기도 했다. 코로나로 인해 항공사들이 수년간 어려울 것이라고 대다수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코로나 위기가 기회를 안고 오다

    세상만사가 늘 고달픈 것은 아니다. 살다보면 음지가 양지되는 경우가 생긴다. 먼저 코로나 사태가 대한항공의 진면목을 보여줄 수 있는 여건을 조성했다. 지난 2분기에 아시아나 항공과 함께 세계 항공회사 중 드물게 영업이익 흑자를 기록했다. 3분기에는 세계 항공회사 중 대한항공만 흑자를 기록했다. 여객운송과 화물운송을 같이 해온 사업구조가 여객운송이 거의 닫혔을 때 빛을 발한 것이다.

     

    고 조중훈 창업주가 육상 해운 항공을 아우르는 종합물류기업을 지향한 것이 손자대에 이르러 위기극복의 발판이 되었다. 대한항공은 여객기 좌석을 뜯어내고 화물운송기로 기체를 개조하는 등 화물 운송의 비중을 늘리고 있어 앞으로도 흑자경영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다 코로나 백신 운송에 특화한 화물기에도 상당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어 내년에 백신이 널리 보급될 경우 운송량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그런데 코로나 위기는 대한항공에게 더 큰 호재를 잉태하고 있었다. 코로나 직전에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키로 한 현대산업개발(HDC)이 코로나사태로 항공업의 미래 사업성이 불확실해지자 인수를 포기한 것이다.  그러자 아시아나의 주채권은행 산업은행은 고민에 빠졌다. 코로나 상황에서 항공회사를 하려는 기업을 찾기가 쉽지 않은 데다 아시아나를 살리기 위해 얼마나 많은 자금을 투입해야 할지 모를 지경이었다.

     

    대한항공에도 자금지원을 하고 있어 양대 항공사 체제로는 자칫 밑 빠진 독에 물 붓기가 될 수 있었다. 정부도 과거 해운업 구조조정을 머뭇거리다 한진해운의 문을 닫게 하며 화물선이 부족하여 수출에 차질을 빚는 현실을 교훈 삼아 선제적 대응이 필요하다는 인식을 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자료:KBS

    경영권 불안이 빅딜의 촉매제가 되다

    그래서 나온 것이 16일 발표된 대한항공의 아시아나 인수 방안이다.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기 위해 1조 8천억원이 필요한데 내년 2조 5천억 원 유상증자를 통해 자금을 마련할 계획이다. 한진칼은 산업은행과의 계약에 따라 제3자 배정 유상증자로 5천억 원, 교환사채 발행을 통해 3천억 원 등 총 8천억 원의 자금을 투자받아 대한항공 유상증자에 참여한다. 한마디로 산은의 마중물 8천억 원으로 대한항공이 아시아나를 인수하는 것이다.

     

    산업은행은 HDC의 아시아나 인수포기 후 5대 그룹에 아시아나 인수를 제안했으나 대한항공만 받아들였고 양측은 물밑협상을 벌여왔다. 경영권 불안이 발등의 불이 된 조원태 회장으로서는  ‘거부할 수 없는 제안’이었다는 후문이다. 그래서 대한한공 기내식 부문을 팔고 송현동 부지 등의 매각을 추진하여 현금을 마련하여 인수를 준비해온 것이다. 제삼자 배정 유상증자는 산은에게 증자 기회를 몰아주는 것이어서 이에 배제된  KCGI측의 한진칼 지분율이 낮아지는 효과가 있다. 

     

    KCGI 측은 산은과 조회장이 야합했다며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고 반발하고 있어 인수 진전의 변수가 되고 있다. 그러나 증자방식이 법적으로 크게 문제될 것이 없고, 정부와 산은이 항공산업 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적극 나선 만큼 KCGI측의 반발은 한계가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인수에 성공하면 조회장이 대한항공의 경영을 잘 하는 한 산은의 지원 아래 안정적인 경영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업 인수와 같은 중대 경영사안에는 최고경영자의 결단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조회장은 자의 반 타의 반이겠지만 올바른 판단을 한 것으로 평가된다. 

     

    자료:KBS


    승자의 독배보다 경쟁력향상 효과가 더 클 수도

    대한항공이 아시아나를 인수하여 단일 국적 항공회사가 되면 세계 7위 항공사가 되어 외국항공사에 대한 경쟁력이 크게 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국내항공시장 점유율이 50%를 넘게 되어 독과점 논란이 예상되나 이것 외에는 아시아나가 적자에서 벗어나는 방법이 없어 무난히 해결될 전망이다. 도덕성 시비에 휘말린 한진가의 대한항공 경영에 대해 가족의 참여를 배제하는 등 산은이 다양한 도덕성 제고 방안을 강구하고 있어 크게 문제 될 것이 없을 것이다.

     

    양대 항공사가 합칠 경우 예상되는 과잉 인력에 대한 구조조정도 정년퇴직 등의 자연적인 인력 감소와 시장개척 부서 신설 등의 인력수요 확대로 점진적인 해결이 가능하다고 한다. 노조의 강력한 반대가 없을 것으로 보여 다행스럽다.  다만 인수 과정이 순탄할지는 미지수다. KCGI측의 법적 소송전은 예고되었고 일부 노조의 반발 가능성도 예상할 수 있다.

     

    보다 중요한 것은 코로나 19로 항공업계가 어려운 상황이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는 코로나19 여파로 급감한 항공 수요가 2024년은 돼야 회복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런 어려운 여건을 극복하기 위해 단일 항공사로 통합했으나 자칫 동반 부실화되는 ‘승자의 독배’를 마실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아시아나항공의 부채 비율은 2300%에 단기 차입금만 2조 원이 넘고, 대한항공 역시 단기차입금 등 1년 내 갚아야 할 금액이 3조 원에 달하는 것도 큰 부담이다.

     

    그러나 대한항공의 아시아나 인수가 국내 저가항공사의 구조조정으로 연쇄반응을 일으킬 수 있고 중복사업 및 노선 조정 등으로 비용을 절감하고 수익을 개선할 수 있는 데다 코로나 이후의 빠른 성장세를 준비하는 발판이 될 수 있다. 외국의 대형 항공사 간 합병도 긍정적인 효과가 더 큰 사례가 많다.  대한항공의 아시아나 인수가 대한항공뿐아니라 국내 항공산업에 전화위복의  계기가 되길 기대해본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위기극복 경영

    blog.naver.com/skahn12?Redirect=Update&logNo=222055157865

     

     

     

     

     

     

     

    728x90
    반응형